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재산분할 소송이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파기환송심에서 결정된 9,440억원의 재산분할액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최 회장 측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가 향후 자금 마련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4일 재산분할 소송과 관련해 재상고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정해진 9,440억원의 재산분할액도 최종 확정까지 시간이 더 걸리게 됐다.
앞서 재산분할액은 재판 과정에서 큰 폭으로 변동했다. 1심에서는 665억원으로 결정됐지만 2024년 항소심에서 1조3,80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후 대법원이 일부 판단을 다시 심리하도록 하면서 사건이 파기환송됐고, 파기환송심에서는 9,440억원으로 재산분할액이 다시 산정됐다.
SK실트론 지분 가치 약 9,500억원으로 추산
최 회장의 자금 마련 방안과 관련해서는 SK㈜ 지분뿐 아니라 SK실트론 지분도 새로운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SK㈜는 지난달 31일 보유하고 있던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에 약 2조3,0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단순하게 주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최 회장 측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SK실트론 지분 29.4%의 가치는 약 9,500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일부 증권가에서는 이 지분을 활용할 경우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대규모 매각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실제로 9,500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단순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경영권 프리미엄과 TRS가 변수
두산이 매입하는 SK실트론 지분 70.6%에는 경영권 확보에 따른 프리미엄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경영권이 없는 최 회장 측 29.4% 지분에 동일한 주당 가격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실제 매각 가격은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또 다른 변수는 총수익스와프(TRS)다.
최 회장 측은 2017년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던 SK실트론 지분 29.4%를 TRS 방식으로 확보했다. 당시 거래금액은 2,535억원이었다.
향후 해당 지분을 현금화할 경우에는 단순한 매각대금 외에도 TRS 정산과 세금, 금융비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결국 SK실트론 지분의 단순 평가액이 약 9,500억원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최 회장 측이 손에 쥐게 되는 금액은 이보다 달라질 수 있다.
SK㈜ 지분 매각 규모도 아직 판단하기 어려워
SK실트론 지분을 매각한다고 해서 재산분할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반대로 부족한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최 회장이 SK㈜ 지분을 어느 정도 처분해야 하는지도 현재로서는 확정하기 힘들다.
현재 최 회장은 SK㈜ 지분 17.9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규모 지분 매각이 현실화할 경우 시장에서는 주가에 미칠 영향과 이른바 오버행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최종 재산분할 금액 자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매각 규모를 예상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재산분할액·실제 현금화 규모 모두 미정
최 회장 측은 재상고와 관련해 향후 절차에서 주주와 SK그룹 경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핵심 변수는 크게 세 가지다.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판단할 재산분할 규모와 SK실트론 29.4% 지분의 실제 매각가격, 그리고 TRS 정산 및 세금 등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현금 규모다.
따라서 현재 거론되는 9,500억원이라는 SK실트론 지분 가치는 어디까지나 단순 계산에 따른 추정치다. 재산분할액 역시 9,440억원으로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향후 대법원 판단이 나온 이후에야 최태원 회장의 실제 자금 부담과 SK㈜ 지분 매각 필요성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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