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종목을 대상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ETN에 대한 투자 규제가 강화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물 주식을 신용으로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 상품을 활용해 높은 수익을 노리던 개인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현물 신용거래를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신용융자 규모 확대
코스콤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하루 평균 신규 신용융자 수량은 7월 약 248만7,000주에서 8월 14일까지 약 378만9,000주로 증가했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약 52% 늘어난 수준이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신규 신용융자 수량이 약 52만7,000주에서 66만1,000주로 약 25% 증가했다.
전체 거래량에서 신규 신용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규제 시행 전인 7월 20일부터 30일까지 삼성전자의 평균 공여율은 9.12%, SK하이닉스는 10.06%였지만 8월 들어서는 각각 12.74%와 12.28%까지 상승했다.
신용잔액 역시 증가했다. 7월 31일과 비교하면 8월 14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잔액 수량은 8.2%, SK하이닉스는 7.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레버리지 상품 거래대금은 급감

이 같은 변화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시점과 맞물린다.
금융당국은 7월 31일부터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신규 또는 추가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에게 현금 3,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요구했다. 주식이나 ETF, 채권 등 대용증권은 기본예탁금으로 인정하지 않는 방식이다.
규제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 규모는 크게 줄었다.
16개 관련 상품의 하루 합산 거래대금은 규제 직전인 7월 30일 약 12조4,485억원에서 8월 7일 약 8,452억원으로 감소했다. 약 일주일 만에 거래대금이 90% 이상 줄어든 셈이다.
반면 규제 시행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용거래가 증가하면서 레버리지 상품에서 이탈한 자금 일부가 기초자산인 현물 주식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규제 이후에도 레버리지 투자 수요 이어질까
시장에서는 단순히 투자 규제를 피해 자금이 이동한 것뿐만 아니라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도 신용거래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7월 증시 조정 이후 두 종목의 가격 부담이 일부 낮아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신용거래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에 더해 HBM4 생산 확대와 차세대 D램의 수율 개선 등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4 공급 확대와 장기공급계약 확대가 향후 수익성을 뒷받침할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19일부터 모의거래 요건까지 추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 규제는 19일부터 한층 강화된다.
해당 상품에 처음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는 기존 기본예탁금과 사전교육뿐만 아니라 최소 5거래일 동안 하루 1시간 이상, 총 5시간 이상의 모의거래를 완료해야 한다.
ETF와 ETN의 괴리율 관리 기준도 같은 날부터 강화된다.
결국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현물 신용거래나 다른 레버리지 상품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이어질지가 향후 시장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용잔액이 계속 증가한다면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투자 방식만 바뀌었다는 신호로 해석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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